2026. 1. 7. 18:03ㆍ에세이
최백호의 '기다려야지'를 들으며......
드라마 '모범택시 3'에서 이 노래를 처음 들었다. 가슴이 미어졌다.
그 어디에도 넌 어디에도 없구나
이 한 줄에서 멈췄다. 숨이 막혔다.
사람들은 이 노래를 듣고 떠나간 연인을 떠올릴지도 모른다. 먼저 간 부모님을 그리워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다르다. 노래 속 '너'가 바로 나로 느껴진다.
누군가 나를 기다려줬으면 했다. 누군가 나를 데려가 줬으면 했다. 누군가 나를 안아줬으면 했다.
어떻게 너를 너를 두고 가
이 물음을 나는 평생 품고 살았다.

그래서 상상해보았다. 엄마의 입장에서.
기다려줘야지 널 데려가야지
엄마도 나를 찾았을까. 아득히 먼 곳도, 까마득한 이곳도, 그 어디에서도.
저 노을에 녹아 내가 다 없어질 때까지
엄마도 녹아 없어질 때까지 나를 찾았을까.
어떻게 너를 너를 두고 가
엄마도 이 물음을 품고 살았을까. 아니면 나만 평생 이 물음을 안고 사는 걸까.
그리고 나도 노래를 불러본다. 내 입장에서.
시간에 떠밀려 엄마가 멀어진다 어둠이 오기 전에 한 번만 더 봤으면
아득히 먼 곳에도 까마득한 이곳에도 그 어디에도 엄만 어디에도 없구나
기다려줘야지 날 데려가야지 저 노을에 녹아 내가 다 없어질 때까지 저 시간에 닳아 내가 다 지워질 때까지 기다려야지 날 안아줘야지
어떻게 나를 나를 두고 가
기다려야지 날 안아줘야지
용서할 수 있을까.
모르겠다. 어떤 날은 될 것 같고, 어떤 날은 다시 분노가 차오른다.
하지만 오늘, 엄마의 입장에서 상상해보았다. 그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용서해도 되고, 용서하지 않아도 된다. 그건 내 마음이 정하는 거다.
다만 오늘, 내 마음이 조금은 움직였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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