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손으로 계절을 감지하는 방법
2025. 11. 21. 11:08ㆍ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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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날은 세상이 물속에 잠긴 것처럼 보인다.
창밖 풍경은 흐릿하고, 손가락은 내 손가락이 아닌 것처럼 느리다.
오른손에 힘이 빠져 온스크린 키보드 앞에서 생각도 같이 느려진다.
가을이 오니 이런 날이 더 잦아졌다.
가을은 내게 계절이기 전에 선택지다.
누군가는 낙엽을 손에 쥐고 감촉을 느끼지만, 나는 그럴 수 없다.
그래서 나는 대신 창밖을 본다.
- 한 손으로 휠체어를 밀고 나갈 수 있는 날
- 나갈 수 없는 날

이 두 가지로 세상이 갈린다.
선명하게 보이는 날만 바깥으로 나간다.
그렇게 살아온 지 오래다.
나는 계절을 체험하는 방식이 다르다.
그리고 그게 문제가 아니라는 걸 안다.
문제는 세상이 단 하나의 방식만 ‘정상’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내 방식도 정상이다.
다를 뿐이다.
가을은 말한다.
“너의 속도로, 너의 방법으로 이 계절을 살아내.”
그것도 하나의 완전한 옵션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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