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탄 특집] 현대판 스쿠루지 - 마지막 크리스마스 7

2025. 12. 20. 14:24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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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탄 특집] 현대판 스쿠루지 - 마지막 크리스마스

제7장. 영철의 이름으로


새해가 밝았다.

황석진은 약속대로 전 임원 회의를 열었다. 회의실에 모인 임원들은 긴장한 표정이었다. 크리스마스에 회장이 보낸 이메일은 회사 전체에 충격을 줬다.

"오늘 중요한 발표가 있습니다."

황석진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첫째, 박영철 장학재단을 설립합니다."

회의실이 술렁였다.

"박영철이 누구냐고요? 제 오래된 친구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했던 친구. 제가 사업을 시작할 때 모든 것을 걸고 저를 도와준 사람."

황석진의 목소리가 떨렸다.

"저는 그 친구를 배신했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는...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

"그 친구가 죽기 전에 저한테 말했습니다. 착한 사람으로 살라고. 진짜 부자가 되라고. 그래서 저는 그 친구의 이름으로 재단을 만들겠습니다."

황석진은 화면에 띄운 자료를 가리켰다.

"초기 출연금 1000억 원. 매년 성진그룹 순이익의 5%를 추가 출연합니다. 어려운 가정의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업을 지원할 겁니다."

임원들이 웅성거렸다.

"둘째."

황석진이 다시 말을 이었다.

"내년부터 저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납니다."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후계자는 성진그룹 안에서 선발하겠습니다. 학벌이나 연공서열이 아니라, 능력과 인품으로. 제 아들 성준이는... 관심 없다고 하더군요."

웃음이 번졌다.

"마지막으로."

황석진이 진지한 표정으로 임원들을 둘러보았다.

"여러분, 저는 50년 동안 잘못된 방식으로 살아왔습니다. 돈만 쫓고, 사람을 무시하고, 가족을 버렸습니다. 그 결과 저는... 많은 것을 가졌지만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사람이 됐습니다."

"..."

"하지만 이제 바꾸려고 합니다. 늦었지만,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여러분도 함께해 주십시오. 성진그룹을 돈만 버는 회사가 아니라, 자랑스러운 회사로 만들어 주십시오."

황석진이 고개를 숙였다.

"부탁드립니다."


회의실이 적막에 휩싸였다. 그리고...

박수가 터져 나왔다.

한 명이 시작했고, 두 명이 따랐고, 곧 전체가 박수를 치고 있었다.

황석진은 고개를 들어 임원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눈에서... 뭔가 달라진 것을 느꼈다.

'이게 시작이야.'

그는 조용히 웃었다.


그 후로 황석진의 삶은 완전히 달라졌다.

매일 회사에서 밤늦게까지 일하던 그가, 이제는 손주들의 학교 행사에 참석하고, 아들 가족과 함께 저녁을 먹고, 주말에는 영철의 묘소를 찾았다.

"영철아, 나 요즘 잘 지내."

황석진은 묘비 앞에 앉아 친구에게 말을 걸었다.

"손녀 민서가 피아노 대회에서 또 상 받았어. 은상이래. 나 앞에서 연주해줬는데... 울었어. 민준이는 축구 시합에서 골 넣었고. 그것도 봤어. 경기장에서 소리 질렀더니 목이 쉬었지만."

웃음이 나왔다.

"재단도 잘 되고 있어. 첫 해에 장학생 500명 선발했어. 너 이름으로 된 장학금을 받고 기뻐하는 아이들 보니까... 내 평생 벌어온 돈이 드디어 의미가 있는 것 같더라."

바람이 불어와 그의 머리카락을 흩뜨렸다.

"영철아, 고마워. 네가 없었으면 나는... 그냥 돈 많은 외로운 늙은이로 죽었을 거야. 근데 너 덕분에... 다시 살 수 있게 됐어."

황석진은 묘비를 쓰다듬었다.

"다음에 또 올게. 자주 올게."


[계속: 제8장. 두 번째 크리스마스]


© 2025 현대판 스쿠루지 - 마지막 크리스마스 | 원작: 찰스 디킨스 '크리스마스 캐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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